먹고사는 얘기
대검찰청 금융범죄수사팀(?) 사칭 보이스 피싱 겪은 얘기
자유로
2011. 9. 1. 10:53
출근하고 아침부터 낯선 번호의 전화가 온다. 02-584-0171
대검찰청 금융범죄수사 어쩌고 하는 팀이라면서 사무실 전화번호며 예전 집주소며 주민번호까지 확인하면서 ***씨가 맞냐고 묻는다.
몇월 몇일에 금융사기일당이 마포에서 검거되었는데 그때 당신의 연락처며 이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
혹시 대포통장을 이 일당에게 팔았던 적이 없느냐?
통장에 130만원을 입금받았던 기록이 있지는 않느냐? 등등등 주저리 주저리...
일단 당신이 범행에 가답하지 않았다면 피해자 신분으로 확인이 되어야 한다면 또 주저리 주저리...
다른 사람들 바꿔주며 신분을 다시 확인하고 ...
우리 수사팀에서 은행연합회에 정보를 받는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그쪽 홈페이지로 접속해 보라며 알려준 주소가...
spogockhr.com
대검찰청 홈페이지는 spo.go.kr
바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열어보라는 화면이 중국어로 된 사이트. 기본 문서가 없으니 FTP 접속해서 뭘 어떻게 바꾸라는 메시지 쯤 되어 보인다.
"여보세요? 중국어 홈페이지가 나오네요?" 했더니 약간 당황하면서도 애써 태연한척 하는 눈치.
그러면서 잠시만 있어보라며 다른 사람에게 사이트 어떻게 된건지 확인하라고 외치고는 잠시만 있어 보라며 기다리고 화면을 고치니..
정상적인 대검찰청 홈페이지의 이미지며 각종 소스들을 긁어다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놓았다.
근데 뭐가 틀도 잘 맞지 않고 급조한 느낌..
정상적인 페이지에서는 보안프로그램이 뜨드록 되어 있지만 그런거 있을리 만무하고..
소스를 들여다보니...
홈페이지의 대검찰청 로고에 걸린 링크가 demo.gy007.com 이라니..
그리고 각 페이지의 링크에 걸린 페이지의 확장자들이 php로 되어 있다.
국내 규모있는 기관들의 홈페이지들은 대부분 jsp를 사용한다.
역시 뭔가 어색하다.
말투가 약간 이상했지만 확실히 사이트 주소를 알려줄때는 중국인들이 영어발음할때의 그 굴러가는 듯한 혀 말리는 느낌의 발음.
전화를 끊으니 다시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앞으로 전화하지 마세요!" 하고 끊으니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는다.
옥션 해킹부터 네이트에 농협까지 터지니 내 정보가 더이상 내 정보가 아닌 내 돈을 노리는 놈들의 손에서 굴러다니니 아침부터 씁쓸하고 개운치 못한 느낌..
아... 닝기리~~
이런 놈들 좀 빨리 잡아가지. 뭣들 하고 계시는지... 닝기리 닝기리..